제로금리 계속 유지..양적완화 본격화

미국 중앙은행은 18일 장기물 국채를 대거 매입하는 방식을 통해 통화공급량 자체를 확대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또 연방기금금리 운용목표는 역대 최저수준인 0∼0.25% 수준에서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중앙은행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이틀간의 회의가 끝난 직후 앞으로 6개월에 걸쳐 장기물 국채 3천억달러 매입을 시작하겠다면서 금리운용은 작년 12월 회의에서 결정한 제로금리 수준에서 계속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장기물 국채매입 본격화는 모기지에서부터 회사채에 이르기까지 각종채권이 국채금리에 연동돼 있어 대규모 국채매입이 다른 채권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FOMC가 제로금리 수준의 현행금리를 올해 그리고 내년 대부분 기간에 걸쳐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FOMC는 이날 성명에서 "민간 신용시장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6개월에 걸쳐 3천억달러 규모의 장기물 국채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면서 "모기지 대출과 주택시장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공공기관에서 발행한) 기관 모기지담보증권을 추가로 7천500억달러를 사들이는 등 중앙은행의 재정운용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공공기관이 발행한 모기지담보채권에 대한 매입 예상규모는 1조2천500억달러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FOMC는 또 "올해 정부가 보증하는 연방 기관채 매입을 최대 1천억달러까지 더 늘려 총 2천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발행한 채권 매입 활성화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FOMC는 이어 중소기업과 소비자 대출 지원을 위해 개설한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기간물자산담보대출창구(TALF)의 지원대상을 자동차, 학자금, 신용카드, 기업설비 대출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덧붙여 더 확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FOMC는 최근 경기 흐름과 관련, "지속적인 경제위축과 일자리 감소, 주식과 부동산 부(富)의 축소, 신용경색 등이 소비심리와 지출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저조한 판매전망과 신용확보의 어려움이 기업의 재고와 고정비용 투자를 줄어들게 하고 있다"고 설명해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FOMC는 "단기적인 경제전망은 취약해 보이지만,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춘 재정 및 통화정책 그리고 금융시장과 금융기관 안정을 위한 정책들이 점차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은 지난번 FOMC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상당 기간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FOMC는 "인플레이션율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촉진하는데 가장 적합한 수준보다 낮은 상태로 상당기간 지속할 위험도 있다"며 인플레이션율이 지나치게 낮게 유지될 경우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는데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FOMC는 "이러한 경제여건하에서 경제회복을 부추기고 물가안정을 지속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다 사용할 것"이라며 경제살리기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재확인했다.

이번 FOMC의 통화정책 성명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10명 전원 찬성으로 채택됐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김재홍 특파원 shpark@yna.co.kr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