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18일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속에서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며 "어렵지만 열심히 노력해 올해도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어려운 시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경기가 어려울 때는 브랜드 파워가 크고 재무안정성이 높은 대형사로 고객들이 몰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 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가는 것도 최근의 경제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신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보험사가 외국사들에 시장을 많이 잃었는데 이번이 실지(失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며 "교보생명은 대형 3사 중에서도 시장점유율 증가율이 높다"고 강조했다. 교보생명의 지난해 월 평균 초회보험료(새로운 보험계약에 의해 납입된 첫 회 보험료)가 141억원으로 2007년(128억 원)에 비해 증가하면서 시장점유율이 2007년 10.7%에서 2008년 11.8%로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다른 보험사의 설계사들이 최근 교보생명으로 오고 있다"면서 "10년 전에는 구식회사라며 스카우트 제의를 해도 오지 않았는데 지금은 제발로 찾아온다"고 영업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 회장은 또 "지난해 말 환율과 금리가 높아지고 주가가 떨어지는 등 외부 변수들이 동시에 악화돼 걱정이 많았다"며 "다행히 금리가 낮아지는 등 올 들어 지급여력이 많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해 후순위채 발행 등을 계획하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이달 말 기준으로 부동산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할 경우 5000억~6000억원의 평가차익이 생겨 지급여력비율이 200% 이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회장은 또 교보생명 상장문제에 대해 "현재 증시 상황에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00년 취임한 이후 고객만족과 정도경영을 기치로 경영해왔다. 교보생명의 지난해 12월 기준 보험계약 유지율은 13회차 납입보험료를 기준으로 83.3%를 기록해 국내 대형3사 가운데 가장 높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