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무인택배시스템인 '이지 라커(Easy Locker)'는 도입 초기지만 향후 발전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지난해 40억원에 그친 매출을 3년 내 300억원으로 늘려 회사 전체 매출의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

박철원 에스텍시스템 회장(65)은 18일 "'이지 라커'는 가짜 택배원에 의한 강도,택배 물건의 분실이나 파손 위험 등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첨단 무인택배서비스로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하철 등 공공장소나 아파트, 빌딩 등에 설치되어 있는 이지 라커는 이용자들이 택배 운송자와 만나지 않고도 물건을 보내거나 받을 수 있도록 한 보관함이다. 냉장기능도 갖고 있어 냉장식품의 보관도 가능하다. 기존 지하철의 보관함은 열쇠 분실,오작동 등의 우려를 안고 있는 데다 이용하려면 동전도 필요했다. 이에 비해 이지 라커는 신용카드, T머니, 휴대폰으로 결제(기본 5시간 1200원)할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아파트에선 입주자 카드 등으로 라커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에스텍시스템은 홈네트워크를 통해 입주자들에게 물품 도착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이 회사는 2007년 국내 처음으로 이지 라커를 도입한 뒤 지하철 아파트 빌딩 등으로 사업을 확대,국내 시장의 70%를 점유 중이다. 지하철 1~4호선에 154세트(94개역),5~8호선에 117세트(109개역)를 설치했으며 서초 트라팰리스,방배동 아트힐,부산 정관신도시,부천 중동의 두산위브 등 전국 34개 단지 1만4830가구의 아파트에 설치,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5년 내 10만가구까지 늘릴 계획이다.

박 회장은 "무인택배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억원,올해 100억원,내년 200억~3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외부인 출입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기업체 빌딩 등을 대상으로 적극 공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한진중공업 본사,삼성SDS 천안공장 등에 제품 공급을 협의 중이다.

특히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처음으로 보안성을 한층 강화한 '전입후출형 라커'를 개발했다. 기존의 라커는 앞쪽에서 물건을 넣고 뺐으나 이 제품은 앞쪽에서 물건을 넣으면 뒤쪽에서 꺼내는 형태다. 이 제품은 대전 계룡 리슈빌 모델하우스에 설치됐으며 2011년께 입주 예정인 서울 한남동 더힐 고급임대아파트 단지에 공급을 추진 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박 회장은 "고객이 카드키를 분실하거나 오작동했을 때 이지 라커 모니터의 비상 버튼을 누르면 24시간 관제를 맡고 있는 본사 상담원과 연결돼 본인 확인을 거쳐 바로 물건을 꺼낼 수 있다"며 "본사에 서버를 두고 완벽한 무인택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무인택배시스템은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미래형 주택의 지능형홈네트워크 사업에 포함돼 향후 전망이 매우 밝다고 그는 덧붙였다.

에스텍시스템은 1999년 삼성에스원에서 인력보안 부분이 분사된 유인경비 전문 회사로 국내외 기업 등의 방재,시설관리,문서 파쇄,보안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