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환율 갈등 속에서도 미 국채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월 미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의 순유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 재무부가 16일 발표한 국제투자유동성(TIC)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6월부터 계속 미 국채를 사들였다. 중국의 미 국채 투자잔액은 지난 1월 7396억달러로,전달보다 122억달러 증가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1월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고 지칭하자 "미 국채를 계속 매입할지 여부는 투자 가치를 따져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던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경고를 무색케 한 투자 행보다.

일본도 지난해 12월 6260억달러에서 1월 6348억달러로,대만 역시 같은 기간 718억달러에서 733억달러로 각각 미 국채 보유액을 늘렸다. 이에 비해 영국과 싱가포르의 보유액은 1309억달러에서 1242억달러,408억달러에서 383억달러로 각각 줄어들었다. 한국은 313억달러로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421억달러 수준에선 크게 감소했다. 원화 환율을 낮추기 위해 미 국채를 팔아 외환시장에 달러를 공급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1월 미 국채의 순매입액은 107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의 150억달러에 비해 줄어든 규모이나 11월 258억달러의 순매도와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셈이다.

한편 1월 미국은 유입 자금보다 해외로 유출된 자금이 많아 1489억달러의 순유출을 보였다. 이는 1978년 5월 공식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대며,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순유출로 돌아선 것이다. 종전 최대 순유출 규모는 2007년 8월의 1329억달러였다.

양대 모기지(주택담보대출)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발행한 모기지 채권 등 기관 채권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 375억달러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1월 224억달러어치를 다시 판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