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투기 늘어…전체 파생거래는 감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전체 파생상품 거래는 감소했으나 외환과 이자율 관련 파생상품 거래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ㆍ달러 환율과 금리가 예측 불허의 `널뛰기' 양상을 보이면서 외환과 금리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거래에다 투기 세력까지 결합된 된 결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환 관련 파생상품 거래액(명목금액 기준)은 1경315조5천40억원으로, 전년 7천69조1천630억원에 비해 45.9%나 증가했다.

이 같은 거래규모는 2006년 4천16조8천50억원의 두배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특히 통화선도(50.6%), 통화선물(31.8%), 통화스왑(42.6%) 등 외환관련 다양한 파생상품의 거래가 고르게 증가해 환율에 따른 불안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이자율선도, 선물, 스왑 등 이자율 관련 파생상품거래도 지난해 6천212조8천50억원으로 전년 4천840조6천100억원에 비해 28.3%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환과 금리관련 파생상품 거래 급증은 불안한 환율과 금리변동 속에서 법인을 비롯한 기관들의 헤지 목적 거래가 증가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환차익이나 금리차익을 노린 투기세력도 거래 상대방으로 상당수 가세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원ㆍ달러 환율은 936원대에서 1,513원대까지 오르내렸으며,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6.17%에서 연 3.77%까지 등락했다.

이에 반해 증시 침체 영향으로 주식관련 파생상품 거래액은 지난해 4경1천57조9천3천330억으로 전년 5경4천375조3천840억원에 비해 24.5% 줄었다.

이들 거래와 신용관련, 기타 상품관련 등을 모두 합친 전체 파생상품 거래총액도 5경7천624조8천990억원으로 전년 6경6천300조9천480억원에 비해 13.1%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전반적인 파생상품 거래가 위축된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