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보험사인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이 의회의 압력에 굴복해 정부의 공적자금을 가져간 국내외 금융사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AIG가 15일 밝힌 국내외 금융사는 약 80개며 20개 주정부도 포함됐다. 총 액수는 1050억달러에 달한다. AIG로부터 자금을 받은 금융사로는 골드만삭스 129억달러를 비롯 △메릴린치 68억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52억달러 △씨티그룹 23억달러 △와코비아 15억달러 등이다. 해외 금융사로는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과 독일의 도이체방크가 각각 120억달러,영국의 바클레이즈가 85억달러,스위스의 UBS가 50억달러를 챙겼다.

AIG에 지원된 미 정부의 공적자금이 이들 금융사로 다시 흘러들어간 것은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신용부도스와프(CDS) 파생상품의 보증계약 등에 따른 것이다. AIG가 CDS 계약 상대방인 금융사들에 사후 손실금을 보전해준 것이다.

한편 17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AIG가 1억6500만달러의 보너스를 임직원에게 지급키로 한 것에 대한 비난이 비등하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격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의 오스탄 굴스비 위원은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