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한국을 이머징마켓 범주에 넣어 한 두개 지표들로 단순하게 평가하지 말고 정밀하게 분석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국 경제 실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이종구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13일 특파원들과 만나 월가 금융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단기 외채와 국내 은행의 건전성을 소개하며 한국 경제를 종합적으로 봐줄 것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은 “외채의 구조와 성격이 과거 외환위기 때와는 확연히 다른데도 이머징 마켓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싱가포르와 홍콩 등은 한국보다 단기외채 의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이 위원은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 등 월가 금융사 관계자들은 외채와 은행 건전성 문제에 대해 가장 관심을 보였다”며 “한국 현실을 진솔하게 설명했고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실제로 국내 은행들은 자본충실도나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서구은행들보다도 낫다는 점을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집중적으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이어 “경제위기에 한국 정부만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국가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한국은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하지만 그는 “해외 금융사들의 평가 관행이 바뀌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며 “우리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국제적인 영향력을 갖춘 학자와 관료 등을 서둘러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신용평가업체인 무디스의 국내은행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해외 언론의 부정적 평가 등 해외에서 ‘한국경제 때리기’움직임이 잇따르자 해외의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기 위해 뉴욕 등에서 투자설명회를 가졌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