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엔고(円高)에 대비하라.'

국내 호텔들이 최근 엔화 강세 바람을 타고 몰려든 일본인들을 눌러 앉힐 묘책에 골몰하고 있다.

1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쇼핑 등의 목적으로 단기 체류하는 일본인들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도 다시 찾게 할 방법으로 한류(韓流)를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등 저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뜨끈뜨끈한 한국식 온돌방 스위트룸을 내세우고 있다.

이 방은 최근 한국 관광 명예 홍보대사가 된 일본의 '여장남자'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탤런트인 잇코(47)가 단골이다.

잇코는 한국을 소개하는 자신의 책에 이 방을 자랑하기도 했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은 탤런트 배용준이 출연한 '호텔리어'의 촬영지였다는 이유로 일본인들이 좋아한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은 아예 '호텔리어 드라마 투어 코스'를 마련했다.

최근 배용준이 출연한 다른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촬영 세트장 중 하나인 '대장간 마을'이 주변에 들어서기도 했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드라마 촬영뿐 아니라 한류 스타 팬 미팅 장소로도 유명하다.

안재욱 주연의 '미스터 굿바이', 김정훈 주연의 '궁', 최지우 주연의 '스타의 연인' 등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로비라운지와 로열 스위트 등 객실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호텔은 송승헌 주연의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 등장한 로비와 객실, 연회장, 레스토랑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최지우와 유지태 주연의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 최지우와 이기우가 성탄 이브에 식사를 한 3스타 셰프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도 가격이 비싸지만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다.

스파도 집중공략 대상이다.

서울신라호텔의 '겔랑스파'는 전문 테라피스트의 컨설팅 프로그램까지 갖췄고, 서울프라자호텔은 한국 전통 약재인 인삼을 주성분으로 하는 '인삼 스파'를 선보이고 있다.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은 한국식 때밀이 마사지, 이른바 '코리안 스크럽 마사지'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국의 맛도 내세운다.

세종호텔의 한식 뷔페 '은하수'는 갈비찜, 쇠고기편채 등 110여 가지 한식 메뉴를 매달 색다르게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입맛을 원하는 일본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이밖에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은 일본이 관광객이나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전용 객실을 운영하고 있고 노보텔앰배서더강남호텔은 일본의 국화인 벚꽃을 테마로 한 '체리 블러섬' 패키지를 선보인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쇼핑만을 목적으로 와서 단순히 객실만 이용한다면 호텔이 얻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일본인들이 찾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