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新항로를 찾아라
지난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9월15일 저녁.미국에서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4위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3위 IB인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전격 인수됐다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가 촉발한 미국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쓰나미로 번지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국내 투자자들은 갈 곳을 잃은 채 방황했다. 증시는 요동쳤고 환율은 수직 상승했으며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현재도 1100선에 머무르고 있고 환율은 1500원대로 올랐다. 투자자들은 결국 은행 예금,머니마켓펀드(MMF) 등 수익률은 낮지만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에만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집어넣었다.

금융위기 시작 6개월이 지난 지금 전문가들은 보수적 성향에서 탈피해 투자 항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분석가들은 2~3분기 중으로 증시가 저점을 통과한 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 중 일시적으로 지수가 100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하반기에는 1300~15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가 야심차게 밀고 있는 녹색성장 관련주나 경기 회복 기대감이 큰 중국 관련 펀드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에게 배멀미를 안겨줬던 금융 쓰나미 속 항해(투자)일지를 점검하고 투자 신항로를 찾아봤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