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회사와 일반 기업들의 머니마켓펀드(MMF) 신규 투자가 제한된다.

이를 통해 오는 5월 말까지 법인 MMF 투자 잔액을 50조원 미만으로 8조원 정도 줄여 국고채와 회사채 등 채권시장으로 흘러들어 가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구상이다. 한국은행에서 대거 푼 자금이 기업 자금시장과 연결되지 않고 MMF에 몰리는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금리 반등시 나타날 수 있는 단기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투신운용 KB자산운용 등 15개 자산운용사들은 13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긴급 사장단회의를 갖고 신규 자금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연기금을 제외한 법인 MMF 자금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기로 결의했다. 운용사들은 전체 MMF 자금의 45.8%인 57조9000억원에 달하는 법인 MMF 수탁액을 이달 말 55조1000억원,4월 말 52조2000억원,5월 말 50조원 미만으로 점차 줄여 지금보다 15% 정도를 축소할 계획이다.

또 MMF 자금으로 투자하는 채권의 잔존 만기를 짧게 줄여 향후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금리 반등 국면이 전개될 경우 MMF에 쏠린 자금이 일시에 빠져 나갈 것에 대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현재 잔존 만기 80일을 초과하는 MMF는 2개월 이내에,70~80일인 MMF는 1개월 이내에 70일로 줄이기로 했다. 이번 자율 결의는 대규모 자금의 유 · 출입이 빈번한 법인 MMF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개인 MMF 자금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운용사의 이번 자율 결의는 15조~20조원으로 추정되는 은행권의 MMF 자금이 채권시장 등 좀 더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봉환 금융투자협회 전무는 "향후 금리 변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 간 급속한 자금 이동에 따른 시장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단기 금융시장 안정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 자금의 법인 MMF 유입을 제한해 단기 자금의 유통을 활성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MMF 자금은 126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증,시중 여유자금의 부동화를 가속화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백광엽/서정환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