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쓰나미 6개월…재테크 반면교사] "하반기엔 주가 1300~1500선까지 오를 것"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금융위기 사태는 증시에도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금융시장 동향과 원 · 달러 환율,외국인 매매 추이 등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불확실한 장세가 작년 말부터 3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다. 지수는 1000~1200포인트 사이의 박스권에 갇힌 채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분석가들은 2~3분기 중으로 증시가 저점을 통과한 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중 일시적으로 지수가 100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하반기에는 1300~15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상반기에는 경기방어주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저점을 확인하고 나면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주로 갈아타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녹색성장주 등 정책 테마주들도 올해 선전이 기대된다.

◆2분기 저점 통과 가능성 높아

증시는 상반기 중으로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등은 2분기 저점을 확인하고 서서히 반등세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 중으로 저점을 통과해 2분기부터 점진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며 저점 통과가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문 센터장은 "실물경기 침체와 해외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확대와 주요 국가의 경기부양책,저금리,환율 안정 등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변동성은 크지만 2분기부터 증시는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센터장은 "금융시장 우려감이 잦아들고 기업의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된다면 2분기 중반부터 투자심리가 나아질 전망"이라며 "시중에 풀린 유동성도 증시로 들어올 것으로 기대돼 시장은 반등세로 접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등 시기를 하반기로 늦춰 잡았다. 이 센터장은 "소폭의 반등은 수시로 오겠지만 주가가 50% 이상 오르는 본격적인 반등장은 3분기에서 4분기 사이에나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도 "2분기 중 약세장 속에서 주가가 상승하는 베어마켓 랠리가 잠깐 오겠지만 저점은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주요 기업들이 2007년까지 호황기에 비축해 둔 현금으로 지금까지 버텨왔지만 차츰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늘기 시작할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기업 도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금융시장의 기능이 떨어져 있고 미국 자동차 회사처럼 경쟁력을 잃은 일부 기업들은 넘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바닥 시점의 지수는 850~1000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반기에는 1350~15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센터장들은 관측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고점을 1240으로 가장 보수적으로 잡았다.

◆투자전략과 유망주는

저점을 확인하기 전에는 경기방어주에 집중하라는 주문이 많다. 박 센터장은 "상반기에는 신용 위험과 원화 약세 환경이 지속될 것이므로 안정적인 내수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음식료 제약 통신 등의 업종이 유리하다"며 "환율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자동차주도 관심 대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경기 방어 효과가 큰 종목으로 농심 신세계 아모레퍼시픽 등을 꼽았다. 김 센터장도 "올해 초 중국 관련주 등 경기민감주가 강세였지만 기업 도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소외받았던 경기방어주로 돌아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저점 확인 후에는 IT 소재 등 수출 관련주와 경기 관련 소비재 등이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문 센터장은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 LG디스플레이 동양제철화학 두산중공업 등을 추천했다. 홍 센터장은 하반기에는 금융주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연초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녹색성장주의 강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센터장은 "예년과 달리 올해는 특정 업종이 시장을 주도하기는 어려운 시장"이라며 "발광다이오드(LED) 등 녹색 관련주와 줄기세포와 연관된 바이오주들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지수 1000 아래에서는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우량주들을 저점 매입하고 지수가 1240을 넘어서면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낫다"며 박스권 매매 전략을 제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