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나라 은행이 내년말까지 42조원의 자산감소를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자 국내 은행계가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13일 "한국의 은행들에 대한 피치사의 자본건전성 심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소송 등 법률적인 대응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날 피치사가 발표한 국내 은행에 대한 심사 결과에 대해 "피치사가 불확실한 가정을 사용해 부정적인 결과를 공개표한 데 대해 유감"이라 이런 입장을 밝혔다.

피치의 평가 결과가 작년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2.2&에 이르러 아무 문제가 없는 국내 은행의 신인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일방적이고 부정확한 평가로 국가의 대외 신인도에 손상을 줄 경우 피치사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치사가 유독 우리나라의 개별 은행에 대해서만 내부적인 점검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은 매우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며 의도를 알 수 없다"면서 "선진국 주요 은행들에 대해서도 심사를 해볼 것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피치사의 심사 결과에 따른 자본 감소액 42조 원을 전액 반영해도 2010년 말 BIS 자기자본비율은 8.7% 수준으로 최저규제비율(8%)을 상회하고 단순자기자본비율(TEC)도 4.0% 수준을 유지해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은행자본 확충펀드를 마련하고, 국내 은행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체적인 자본확충 여력이 100조3000억원으로 충분한 수준이기 때문에 BIS 비율을 제고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신 회장은 덧붙였다.

피치는 지난 12일 국내 은행에 대한 건전성 심사 결과 내년 말까지 18개 국내 은행에서 대출자산 손실, 유가증권 투자손실, 환율상승 등에 따라 42조 원 규모의 자산감소가 발생하고, 국내 은행의 단순자기자본비율(TCE)이 작년 6월 말 6.4%에서 내년 말 4.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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