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3일 올해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시장 성장률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윤우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제40기 정기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밝힌 2009년 경영목표에서 "매출은 선진국 경제 등이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소한 시장 성장률 이상을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매출 목표를 70조원대로 밝혔으나, 올해는 경영환경의 유동성을 감안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 부회장은 "순이익은 고부가가치 사업 위주의 운영을 통해 최대한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이며, 견실한 경영을 지속해서 초일류 수준의 재무구조를 확보하겠다"며 "투자는 미래 성장엔진 확보에 주력하는 동시에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올해 효율과 유동성 확보에 주력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영체질과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세계경제 위기로 인해 IT산업 수요가 급감하고 업체간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큰 시련이 예상된다"면서 "어려운 상황 하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유연성과 성장잠재력을 강화하고 철저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올해 경영여건에 대해 "부품사업은 공급과잉 상태에서 수요가 위축돼 시황이 대폭 악화됐고, 휴대전화 등은 역성장도 예상된다"면서 "생존력 확보에 경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세부 경영목표로 주력사업의 원가 경쟁력 확보, 안정적 유동성 확보, 시나리오 경영체제 수립, 상시 리스크 관리체제 구축, 메모리와 LCD 등의 확고한 경쟁력 우휘 확보 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매출 72조9천530억원, 영업이익 4조1천341억원, 순이익 5조5천259억원을 달성했다고 영업실적을 보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이의없이 통과시켰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연결기준으로 118조원의 매출액을 달성, 100조원을 최초로 돌파한 뜻깊은 한 해였다"고 자평하고 "임직원 모두가 초심으로 돌아가 초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지난달 이사회에서 선임된 완제품(DMC) 부문장인 최지성 사장, 윤주화 감사팀장 사장, 이상훈 사업지원팀장 부사장 등 3명을 신규 사내이사로 승인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기존 사내 등기이사인 이윤우 부회장을 포함해 4인 등기이사 체제가 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또 임기가 만료된 5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박오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등 3명의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고, 박오수 교수와 이재웅 교수가 감사위원에 선임됐다.

임기가 남아있는 이갑현 전 외환은행장과 요란맘 전 CE 아시아퍼시픽 사장 등 임기가 남아있는 2명을 포함해 삼성전자의 사외이사는 5명으로 구성돼 기존의 7명보다 2명 줄었다.

당초 논란이 예상됐던 등기이사 9명(사내 4명, 사외 5명)의 보수 최고 한도액을 지난해의 350억원보다 200억원 많은 55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 역시 별다른 논란없이 통과됐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