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 경기 하강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깊고 길어질 것"이라며 "(한은은) 국내 경기상황 등에 따라 간접적으로 뒤에서 조정을 해나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동결시킨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힌 뒤 "경기침체 저점이 언제인지, 언제 반등할 것인지는 세계경제 움직임과 매우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면서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작년 11월과 12월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경기 하강이 조금 더 깊고 조금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경제는 고용사정이 좋지 않고 투자심리도 위축돼 있기 때문에 내수가 당분간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출도 상당한 폭의 감소율이 계속될 것으로 봐서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상수지는 수출이 매우 부진하지만 수입도 크게 감소하고 있고 서비스수지도 적자가 많이 줄어들어 2월, 3월에 상당한 규모의 흑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경기가 너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면서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작동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작년 10월 이후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낮추어 와 일단 금융시장에서 효과를 보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초애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서 외환시장을 감안했느냐는 질문에 "기준금리도 우리경제의 여러 현상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외환시장 움직임이나 경기전망의 변동도 당연히 감안이 된다고 볼 수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외환시장의 움직임도 정책결정에 당연히 감안해야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국채를 매입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은은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고 금융시장은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국채발행이 많이 돼서 채권시장 등 다른 금융거래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때 거시경제 상황에 적합한 금융활동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대규모 추경편성 논의 하고 있는데, 한은이 국채매입의사 있는가.

▲국채가 발행이 많이 되어서 국채시장, 나아가서 채권시장 전체, 다른 금융거래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때 앞으로 국내 경기상황이나 물가나 거시경제상황에 적합한 금융활동이 이루어지도록 간접적으로 뒤에서 조정을 해나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예상이 많은데 올해 우리 경제 저점 보고 반등할 수 있다고 보나.

▲경기 침체 전망이 언제쯤이 저점이냐 언제부터 반등할 것이냐. 최근 세계경제 움직임이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 거의 전세계가 작년 4분기부터 그렇고 큰 흐름이 움직이는 데 따라서 큰 흐름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나라에 따라서 먼저 오는 나라와 나중에 오는 나라는 차이가 있지만 작년 11월, 12월쯤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이번에 경기 하강이 조금 더 깊고 조금 더 길어지지 않느냐는 생각이 강한 편이다.

-외환시장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고 있는 것인지? 한은의 국채 매입은 어떤 판단을 하고 있나.

▲기본적으로 금리가 기준금리도 경제 여러 가지 현상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외환시장의 움직임과 경기 전망의 변화라든가 당연히 어느 정도 감안이 된다고 보고 있다. 어느 요소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고 있지만 경기 전망의 변화라든가. 외환시장의 움직임도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데 감안할 요소로 보고 있다.

국채와 관련해서는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한은이 금융시장 전체를 보고 공개시장 조작이라든가 결정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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