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는 스웨덴의 고급차 브랜드지만 일반인들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차량으로 9-3을 내놓고 있다. 기본 모델은 3790만원.다만 9-3 에어로는 고급사양이 많이 적용된 탓에 국내 판매가격이 530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9-3 에어로의 외관은 대담하고 독특했다. 자동차 평론가들로 부터 극찬을 받은 컨셉트카 에어로X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반영했다.

전조등 렌즈와 눈썹처럼 가느다란 라이팅 존이 특이했다. 전조등은 야수의 눈빛을 닮았고 고성능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강화했다.

실내 디자인은 심플하고 보수적인 편이었다. 운전자 시트는 항공기 운전석을 연상케 했다. 운전자를 향해 둥근 반원을 그렸다.

2.8ℓ V6 터보 엔진이 장착됐는데,최고출력 255마력,최대토크 35.7㎏ · m의 힘을 냈다. 2000rpm 안팎의 낮은 엔진 회전영역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게 특징이다. 저속에서 가속력이 좋다는 얘기다.

가속 페달을 꾹 밟으니 날아갈 듯 돌진했다. 자신도 모르게 속도를 내다가 자칫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속도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승차감이 안정적이었다.

다만 코너링 때 운전자를 꽉 잡아주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덜 했다. 차체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출력 및 토크가 워낙 높은 탓이다. 다소 가볍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 공차중량은 1610㎏이다.

국내 최초로 코너링 전조등이 장착됐다. 시속 15㎞ 이상 주행할 때 차량 회전 방향에 따라 불빛 각을 조정해 야간에도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해줬다.

듀얼 존 자동 온도조절 장치는 운전석과 조수석 온도를 독립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차량 한 쪽이 직사광선으로 더워질 때 실내 온도 변화를 없애기 위해 내부 공기 흐름을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9-3 에어로는 안전성 면에서도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럽 평가기관인 유로엔캡 충돌실험에서 별 5개를 획득했다. 고장력 강철 소재의 세이프티 케이지를 장착해 충격 대응능력을 강화했다.

사브 차량의 특징인 나이트 패널이 적용됐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오디오가 있는 공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속도계를 제외한 나머지 계기판 불이 모두 꺼진다. 야간에는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