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에서는 동생을 따라갈 수 없어요. " "형은 친화력이 뛰어나요. "

지난 6일 서울 양재동에 있는 중고 수입차 전문단지인 '서울오토갤러리' 내 BMW 중고차 전문 매장인 'BMW 프리미엄 셀렉션'(BPS).형 최성호 과장(32)과 동생 최경호 과장(32)은 진지하게 서로의 장점을 치켜 세웠다. 일란성 쌍둥이인 이들은 작년 7월부터 BPS에서 나란히 자동차 딜러로 일하고 있다.

성호씨는 작년에 101대를 팔았다. 덕분에 작년 BMW코리아가 수여하는 '중고차 부문 판매왕'을 받았다. 성호씨는 "자동차 영업에 눈을 뜨게 해 준 동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실제 중고차 딜러 업무는 동생이 먼저 시작했다. 동생 경호씨는 대학을 졸업한 2002년 5월 서울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에 들어가 '차 닦기'부터 배웠다.

성호씨는 대기업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 3월부터 중고차 매매에 뛰어들었다. "영업을 해 보고 싶었어요. 동생이 아무 연고도 없던 광주의 중고차 단지를 소개시켜 주며 기초부터 배우라고 하더군요. "

성호씨는 현재 BPS에서 가장 두려운 경쟁자로 동생을 꼽았다. 작년 상반기까지 형제는 같은 회사 소속이기는 했지만 업무는 달랐다. 성호씨는 2006년 10월 BPS에 들어와 줄곧 딜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경호씨는 BPS를 운영하는 도이치모터스에 2006년 5월 입사한 뒤 '중고차 매입파트'에서 근무해 왔다.

그러다 작년 7월 경호씨도 BPS 매장에 옮겨와 함께 차 세일즈를 하고 있다. 연말까지 40대를 판매한 경호씨는 "올 들어 2월까지 형보다 2대를 덜 팔았다"며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학창시절부터 경쟁자였다. 중학교 시절 같은 학교에서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 성호씨는 "동생이 시합 중 골을 넣으면 꼭 골을 넣고 싶어 더 열심히 뛰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이에 대해 경호씨는 "아이스하키는 형보다 실력이 좋았다"며 "딜러 생활도 운동할 때처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형제의 인생은 외모만큼이나 비슷했다. 경호씨는 "늘 같이 붙어 다녔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들은 2개월 차이로 결혼했고,아이도 3일 차이로 얻었다.

형제는 딜러로서 서로의 단점을 충고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성호씨는 "동생은 기분파라서 손님을 대할 때 감정에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점은 고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호씨는 "형은 외모에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게 단점"이라며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라고 했다.

미래 계획에 대해 성호씨는 "손님들에게 중고차부터 금융상품,사후서비스까지 최적의 '종합선물세트'를 제공하는 딜러가 목표"라고 대답했다. 경호씨는 "형과 함께 독일 BMW 본사를 방문해 선진 시스템을 배워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