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는 작은 차지만 아무도 얕보지 못하도록 강한 캐릭터를 추구했습니다. "

GM대우의 차세대 경차 '스파크' 디자인을 진두지휘한 김태완 디자인총괄 부사장(사진)을 지난 5일(현지시간) 제79회 제네바 모터쇼가 열린 팔렉스포(Palexpo) 전시장에서 만났다. 마티즈 후속인 스파크는 GM대우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신차로 전체 GM그룹 경 · 소형차 전략의 핵심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이 차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김 부사장은 "스파크를 옆에서 보면 문이 하나인 것처럼 보이는데 이유는 손잡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뒷문 손잡이를 유리 옆 필러(기둥) 부분으로 옮겨 5도어지만 역동적인 3도어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서 선보였던 디자인을 이례적으로 경차에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파크는 1000cc급 휘발유 엔진을 장착한 5도어 해치백이다. 다이아몬드를 연상시키는 헤드램프와 바람을 가르는 듯한 측면 라인이 조화를 이뤘다. 한 단계 위인 소형차급 15인치 휠 장착이 가능해 스포티한 멋을 더했다.

김 부사장은 "젊은층을 겨냥해 모터사이클을 디자인 모티브로 삼았다"며 "모터사이클 핸들을 응용해 운전하기 쉽도록 설계했고 실내 디자인은 보는 즐거움을 위해 '펀(fun)'한 느낌을 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차체와 똑같은 색깔과 재질의 재료를 대시보드에 사용해 통일성을 기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경쟁 차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한국보다는 전 세계 경차 브랜드와 경쟁할 계획"이라며 "도요타의 아이보,시트로엥 CI,푸조 107이 경쟁 모델"이라고 말했다. 스파크는 올 하반기 국내에 출시된 뒤 '시보레' 브랜드로 내년 초와 2011년 말 각각 유럽과 미국 시장에 판매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고유가를 계기로 소비자들이 한층 더 환경과 연비를 생각하게 된 만큼 중 · 대형차를 선호하는 미국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며 "미국 젊은층이나 중산층을 위한 '세컨드카'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1990년 영국의 왕립예술대학원(RCA)을 졸업했다. RCA는 재규어 수석디자이너 이언 칼럼,아우디 TT와 기아차 쏘울을 디자인한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 등 전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자동차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학교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피아트,영국 디자인회사 IDA 등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활약한 김 부사장은 3년 전 GM대우에 합류했다.

그는 피아트에 근무하면서 친퀴첸토 그랑푼토 등 유럽 베스트셀링 경 · 소형차를 디자인했고,IDA 근무 시절엔 대우차 매그너스,쌍용차 렉스턴 등 디자인에 참여했다.

김 부사장은 "시보레 스파크엔 뒷문 도어핸들,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엔 천 소재의 대시보드를 장착하는 등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제네바(스위스)=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