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대형 마트에서 구입하는 상품 수로 국내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이마트 지수'가 개발됐다. 유통업체가 자체 판매량을 지수화해 대외적으로 경기 판단지표로 공식 발표하는 것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세계는 11일 전국 50개 이마트 점포의 상품 판매량을 토대로 6개월여 연구 끝에 소비자들의 실제 소비량 변화를 지수화한 '이마트 지수'를 개발,오는 4월부터 분기별로 발표하기로 했다.

전국 120개 이마트 점포 가운데 신규 점포 등장 등 경쟁 상황이 변화할 여지가 적은 50개 표준 점포를 선정,이곳에서 판매하는 476개 품목의 실제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전년 동기에 비해 판매량이 늘어 경기 호전을,100 이하면 판매량 감소로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이마트 지수는 매출액 위주가 아니라 실제 소비량 변화를 기준으로 산출돼 소비 경기를 비교적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신세계는 이마트 지수의 하위 지표로 의 · 식 · 주 · 문화 등 4대 생활지수와 품목별 지수를 함께 산출,소비패턴 변화가 각 부문과 상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장중호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장은 "이마트 지수는 소비자 심리지수 등 기존 다른 지수와의 상호 보완을 통해 소비자가 느끼는 경기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올 1~2월 이마트 지수를 산출한 결과 94.3으로 지난해 1분기(102.5)보다 8.2포인트 낮아졌다. 이마트 지수는 지난해 1분기를 정점으로 2분기 99.6,3분기 96.0,4분기 95.1로 네 분기 연속 하락해 소비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