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를 연간 100만대씩 생산해 온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업계가 쏟아지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에 수만명의 인력을 새로 배치했다. 태양열 · 열병합 · 풍력발전소에도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전체 노동자의 3.6%가 넘는 500만명이 새로 일자리를 찾았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작년 말 차기 국정과제 내용을 담은 '오바마-바이든 플랜'에서 에너지 · 환경 의제 목표를 토대로 내다본 2015년 미국의 일자리 창출 현황이다. 오바마 정부는 향후 10년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1500억달러(약 220조원)를 투자해 500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녹색산업을 미국 경제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집중 육성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을 통해 고용안정망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주요국들은 고용창출을 위해 '그린 뉴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친환경이나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일자리를 대규모로 만드는 데 주력 중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작년 말 이후 미국 독일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발표한 환경 ·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규모는 정부 보조금 등을 합쳐 총 30조엔(약 450조원)에 달한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그린산업 투자를 통한 '그린잡' 창출에 올인하고 있다. 영국은 2020년까지 풍력발전기 7000기를 건설,16만명의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2020년까지 친환경 분야의 투자를 늘려 50만개의 일자리를 따로 만들어낼 예정이다. 독일 역시 작년 기준으로 고용 규모가 25만명 가량인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2020년까지 자동차산업 규모로 확 키울 방침이다.

일본은 환경성을 중심으로 '그린 뉴딜 구상'을 정책으로 만들고 있다. 5년 후 친환경 산업 시장 규모를 2006년보다 40% 늘어난 100조엔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관련 업계 고용은 60% 늘린 220만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구상에는 에너지 절감 주택의 보급 촉진 등 수요 확대책이나 기업의 환경 관련 투자에 대한 지원이 포함된다.

중국은 내년 말까지 경기진작을 위해 투자되는 경기부양 자금 4조위안 중 일부를 환경 · 에너지 분야에 투자,고용창출을 통한 실업률 낮추기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 재정부는 앞으로 4년간 대체에너지 사용 차량을 생산하는 회사와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세금혜택과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200억위안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효과적이고 실현 가능한 그린산업 육성책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