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0일 세계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날 탄자니아 옛 수도 다르에스살람에서 열린 IMF.아프리카 고위 정책당국자 회의 개막연설에서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제로'(0) 아래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대부분의 생애에 있어 최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지난 1월28일 올해 세계 경제가 0.5%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IMF 보고서를 발표한 뒤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관론의 강도를 높여오다 이번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지난달 18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개월 후에 나오는 차기 IMF 전망은 제로에 바짝 다가설 가능성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이달 3일에는 워싱턴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전망치인) 0.5%와 0% 사이에 여유가 많지 않다.

그래서 제로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위험은 방심할 수 없는 위험"이라고 언급했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소비자 및 기업 신용이 붕괴한 상황에서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들이 디레버리지(차입축소)를 계속하면서 국내 수요를 압박하고 있다"며 "무역이 급격히 줄고 원자재 가격도 급락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는 매우 큰 불황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경제위기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는 곧 (경제위기가) 닥쳐와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가난한 나라들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하며 (경제위기 대처 과정에서) 아프리카가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아프리카 경제가 과거 5년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3%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게 IMF의 전망이나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수치라면서 선진국들이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줄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카야 키크웨트 탄자니아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금까지 이런 심각한 경제위기에서 아프리카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아프리카가 힘들게 쟁취한 사회경제적 이점들이 경제위기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