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과 주택금융공사가 기존 직원들의 급여 감축방안을 검토하고 나서는 등 금융권의 고임금 구조개선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은 1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제위기에 따른 고통분담과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기존 직원들의 급여를 줄이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초 임원 연봉의 40%를 삭감하고 신입 직원들의 급여도 20% 줄이겠다고 발표했었다.

김 행장은 "기존 직원의 임금감축 방안에 대해 노동조합과 협의를 벌이기 전이어서 감축 폭이나 시기 등에 대해선 언급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주택금융공사도 기존 직원에 대한 임금 삭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사 관계자는 "다소 민감한 측면이 있어 다른 기관의 동향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일반 직원들에 대해 연차휴가수당과 시간외근무수당을 축소함으로써 급여를 줄이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국책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에서도 기존 직원에 대한 임금삭감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신입 직원들의 급여는 20% 삭감하면서 기존 직원 임금은 그대로 둔다면 격차가 너무 커지게 된다"며 "금융위기로 인해 은행의 수익성이 추락하고 있는 만큼 기존 직원의 임금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에선 기존 직원의 연봉 삭감폭으로 5~10% 수준이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은행 경영진은 "입행 1~2년차 직원의 연봉이 4100만~4200만원에 이르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3200만원보다 1000만원이나 많은 것"이라며 "최근 입행한 대졸 직원의 연봉을 4000만원 아래로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은행들은 통상 4~5월께 시작되는 임금 단체협상을 올해는 앞당겨 다음 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는 다음 주 초께 중앙노사위원회를 열어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논의에 착수하는데,이 자리에서 은행권 전체적으로 기존 직원 임금감축 문제에 대한 협의가 시작될 예정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