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년 10만쪽의 설명서가 달린 3500건의 규제를 만들고 1997년 이후 세금을 51%나 인상한 나라.국가부채가 가구당 3억8000만원이고 전 세계 폐쇄회로(CC)TV 카메라의 4분의 1이 설치돼 있는 나라.답은 바로 영국이다.

영국 보수당 싱크탱크인 애덤스미스 연구소의 이먼 버틀러 소장이 통계 등 사실을 근거로 노동당 집권 10년과 지금의 영국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한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지난 8일 보도했다.

'썩은 나라 영국(The Rotten State of Britain)'이란 제목의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관행을 깼기' 때문에 출판사 두 곳이 퇴짜를 놓을 정도로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다.

버틀러 소장은 특히 테러와 범죄 예방 명목으로 도입된 CCTV와 DNA 데이터베이스로 법 지배를 부정하는 감시체제가 구축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2006년부터 1년간 경찰에 의해 수집된 72만여개의 DNA 샘플 가운데 절반은 어린이들의 것이며 생후 7개월 여아의 것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환자 9명 중 1명꼴로 병원에서 감염되고,매년 암과 뇌졸중으로 숨지는 20만명 중 3만명은 북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살면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틀러 소장은 책을 출간한 이유에 대해 "노동당이 법치에 대한 개념 없이 행동하는 데 매우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