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시중은행에서 명예퇴직한 뒤 사업에 실패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보험 설계사로 전직한 뒤 연간 억대 수입을 올리며 재기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10일 전남 광주 빛고을지점 유종호(52) 지점장이 지난 2008년도 연도대상에서 지점부문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 지점장의 순수입은 월 1천만원 이상.
유 지점장은 19년간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지난 2005년 은행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데 휩쓸려 호남지역본부 부서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했다.

퇴직금으로 사업을 벌였지만 곧 실패하고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처지가 된 그에게 알리안츠생명에 다니는 전 직장 동료가 손을 내밀었다.

2005년 10월 알리안츠생명의 보험설계사가 돼서 영업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30년지기 의사 친구 4명을 찾아갔지만 모두 거절당한 것. 그는 "사업에 실패해 더 이상 잃을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오랜 친구들까지 등을 돌리니 실망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곧 교육받은대로 매일 고객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첫달 초회 월납 보험료 100만원이라는 실적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그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2007년 2월 지점을 만들면서 지점장으로 변신했다.

우수한 보험설계사를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지점엔 당장 찾아가 노하우를 물을 정도로 열성적으로 일했다.

그 결과 2년만에 설계사가 10명에서 32명으로 늘었고 지점 목표를 매달 200% 이상 달성했다.

유 지점장은 "고객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매달 수당의 1%씩을 적립해 무의탁 노인이나 장애인 기관 등에 기부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연도대상 3위내에 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