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를 제외한 돼지고기와 닭고기, 계란 등 축산물의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 입장에선 고기 맛보기가 더 힘들어지는 셈이다.

10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9일 기준 돼지고기 삼겹살 500g의 가격은 8천783원으로 작년 3월의 평균 가격 6천641원보다 32.3% 올랐다.

삼겹살 500g의 가격은 1월에도 평균 8천533원, 2월엔 8천503원이었다.

삼겹살 값이 오른 이유는 계절적 요인 외에도 고환율에 따른 수입 감소와 작년 12월부터 시행된 돼지고기.닭고기의 원산지 표시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돼지고기는 3월부터 출하가 줄어 11월이 돼야 늘어나는 데다 최근 황사철을 앞두고 수요가 늘고 있고 원산지 표시제로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둔갑 판매가 어려워지자 국산 돼지고기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삼겹살 값은 작년 5월 이후 8천∼9천 원대를 오가고 있다.

닭고기는 특히 최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당 연 평균 4천258원이었던 닭고기(도계)는 올 1월 평균 5천61원, 2월 5천181원으로 뜀박질했다.

9일 가격도 5천72원이었다.

닭고기 소매가는 2006년 연 평균 3천689원, 2007년 3천621원 수준을 보이다 작년부터 오름세다.

닭고기 역시 원산지 표시제, 고환율에 따른 수입 감소 등으로 타격을 입은 데다 닭 사육두수가 줄어든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작년 12월 말 고기용 닭의 사육두수가 1년 전보다 200만 마리가량 줄었다"며 "여기에 원산지 표시제, 고환율이 겹치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계란은 가격 오름세가 한 풀 꺾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비싸다.

2006년 연 평균 1천265원(10개), 2007년 1천289원 하던 것이 지난해엔 1천613원으로 오르더니 1월엔 월 평균 1천843원까지 치솟았다.

2월에는 그나마 오름세가 꺾여 월 평균 1천783원이었고 이달 9일에는 1천734원을 기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알을 낳는 산란계 사육두수가 늘면서 달걀 값이 조금 떨어졌다"며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당분간 가격 하락 요인이 없어 높은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