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주식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SBC는 12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1분기 지역별 주식 투자 비중 전망을 물은 결과 67%가 중화권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는 답을 내놨다고 9일 발표했다.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줄이겠다고 답한 비율은 0%였다. 지난해 4분기에는 이 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답한 비율이 50%,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38%였다.

존 고다드 HSBC 최고 개인금융 책임자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들이 내수 촉진과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이 중화권 증시에 가장 낙관적인 의견을 보였다"며 "이는 미국의 경기 회복 및 부양 정책이 중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와도 연관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올들어 16.4% 올라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다.

이번 조사에서 북미와 유럽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33%와 22%였다.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도 같은 비율이었다. 일본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11%로 축소하겠다는 응답의 3분의 1에 그쳤다.

글로벌 주식 투자 방향의 변화 조짐은 지역별 자금 유출입 동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등에 투자를 많이 하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에는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12억87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해 이 펀드에서 95억4800만달러가 빠져 나간 것과 다른 양상이다.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투자 펀드는 지난달 228억달러가 순유출됐으며 지난 한 주(2월26일~3월4일)에만 50억달러가 빠져 나갔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큰손인 짐 로저스도 중국이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미국보다 빨리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로저스는 "중국은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 훨씬 훌륭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서정환/김재후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