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정책금리(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앞두고 한국은행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바로 외환시장 때문이다. 실물경제 악화의 폭을 조금이나마 줄이자면 정책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원 · 달러 환율이 1550~1600원 선에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한은이 좌고우면(左顧右眄)하고 있다.

금리를 내리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 메리트가 약화돼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환율이 올라가면 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4.1% 올라 1월(3.7%)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1월 광공업생산이 25.6%나 줄었고 그간 한은이 정책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해 온 만큼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과 환율 및 물가 때문에 동결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팽팽히 맞서 있다. 현재 정책금리는 연 2.0%다.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중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여러 요소가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번 주 중 외환당국이 구체안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일각에선 영국 런던에서 12~16일(현지시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기간에 큼지막한 호재가 터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이 그것이다. 만약 원 · 유로 통화 스와프가 맺어진다면 외신들이 제기하고 있는 외화유동성 부족 우려가 일거에 해소될 수 있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가는 추가경정예산의 규모도 이번 주 중 윤곽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는 추경 규모가 30조원 이상이 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재정부가 10일 개최하는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서비스산업 육성 방안이 제시될 전망이다. 특히 교육과 의료 부문에서 시장 경쟁 원리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공감대를 얻을지 주목된다.

경제부 차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