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하향조정' 가능성에 무게

무디스와 S&P와 더불어 3대 국제신용사중 하나인 피치의 실무평가단이 지난주 한국을 방문, 경제상황 전반을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피치는 지난 3~5일 방한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외교통상부, 한국은행 등을 방문해 거시경제 전반을 점검했다.

피치 관계자들은 이번 방문을 통해 재정 건전성과 은행 유동성 상황, 금융감독정책 방향, 기업 구조조정 진도 등 국가신용등급 평가자료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띠라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피치는 지난해 11월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하면서 글로벌 경제 부진과 은행 유동성 부족, 부실 기업구조조정 지연 등을 조정이유로 지적한바 있다.
피치는 지난해 11월10일 한국의 장기외화표시채권에 대해 'A+' 등급을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아시아-태평양 신용등급 책임자 제임스 매코맥은 "급격한 경기 침체에 따른 은행권의 디레버징(차입감소) 부담 증가와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해 한국의 대외 신용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피치 방한에 대해 금융당국은 피치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경제 전반을 둘러본 것은 사실이지만 정례적인 방문차원이라며, 국가신용등급 조정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한국의 거시경제 지표가 최근 안좋아지긴 했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비교적 선방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상 피치 실무진이 복귀한 뒤 2~3주안에 관련 내용이 발표되곤 했던 과거의 전례로 미뤄 이달 안에 등급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금융권에서는 피치의 방한과 관련,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이어 경제상황 전반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호전된게 없는데다, 북한 미사일 발사 가능성까지 겹쳐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 같다"며 "피치 방한이 더욱 의미를 갖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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