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때 ℓ당 1900원대까지 치솟으며 휘발유 값을 앞질렀던 경유 값이 지난달 말 이후 내림세를 지속,ℓ당 1200원대로의 하락을 눈앞에 뒀다.

주유소 종합정보 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경유 평균 가격은 1301.93원으로 전날보다 ℓ당 0.34원 내렸다.

경유값은 올해 ℓ당 1275.89원에서 출발,유류세 환원 등으로 지난 1월28일 ℓ당 1335원까지 오른 뒤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정유업계는 현재의 가격 추세라면 다음주 중 경유값이 ℓ당 1200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내 휘발유값은 강세를 이어 가고 있다. 4일 현재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0.57원 오른 1528.03원으로 올 들어서만 ℓ당 229.14원 뛰었다.

이에 따라 경유와 휘발유 가격 격차는 ℓ당 226.1원까지 벌어졌다. 연초 ℓ당 23원에 불과했던 두 유종 간 가격 차이가 두 달여 만에 10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올 들어 국내 경유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정유업계는 세계 경기 침체로 산업용 경유 수요가 줄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제 경유 가격은 작년 12월31일 배럴당 56.07달러에서 지난 4일 48.52달러로 13.5%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경유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한 경유값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휘발유값의 고공 행진과 맞물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유값 하락폭은 실제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