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쇼핑센터위원회(ICSC)는 5일 미국 유통업체의 2월 동일점포 매출이 전월 대비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당초 시장 예상치(-2%)를 넘는 양호한 결과다.

하지만 월마트의 매출 증가가 없었더라면 오히려 4.3%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월마트 때문에 전체 소매시장이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는 소위 '월마트 착시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세계 할인시장의 거인 월마트의 '괴력'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월마트는 이날 지난 2월 동일점포 매출이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주당 95센트였던 배당금을 올해 1.09달러로 15%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씨티 GE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앞다퉈 배당을 줄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월마트 주가는 급락장에서도 2%대의 상승세를 보이며 49.75달러로 뛰었다.

월마트가 불황 속에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것은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저가 제품을 취급하는 월마트 이용을 늘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월마트의 절대적인 가격 경쟁력이 불황 속에서 더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체 대부분은 2월에도 판매 감소세를 지속했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의 2월 판매는 8.5% 줄었고 JC페니는 8.8%,노드스트롬은 15.4%의 감소율을 보였다. 고급 백화점 체인인 삭스의 판매는 26%나 쪼그라들었다.

ICS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크 니에미라는 "기업들의 인력 감축이 계속되는 등 소비 여력이 위축되고 있어 소매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