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보다는 낫지만 위축세를 지속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 월마트 등 저가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업체들의 호조 덕에 2월 유통업체의 동일점포 판매가 작년보다 모처럼 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 위축은 유통업체들의 판매 결과를 계속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월마트는 5일(현지시간) 2월 판매가 작년과 동일한 점포수를 기준으로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1.4분기 월마트의 판매 증가율이 1~3% 정도일 것이란 예상을 넘어서는 것이다.

또한 저가에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코스트코 홀세일도 2월 판매가 4% 증가했다고 전날 밝혔다.

소매업체 판매동향을 집계하는 리테일 메트릭스는 미국의 2월 소매업체 판매가 0.7% 증가해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마이너스 1.1%보다 나은 결과를 보이며 작년 9월 이후 처음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대부분 값싼 상품을 찾으려는 소비자들이 몰린 월마트의 호조에 따른 것이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체 대부분은 2월에도 판매 감소세를 지속했고 특히 고가의 상품을 파는 업체들이 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의 2월 판매는 8.5% 줄었고 JC페니는 8.8%, 노드스트롬은 15.4%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고급 백화점 체인인 삭스는 26%나 판매가 감소했다.

이와 함께 타깃의 2월 판매도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4.8%의 감소보다는 낫지만 4.1% 줄었다.

이 같은 2월 유통업체 판매 결과는 당초 예상보다는 나은 결과지만 이를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대규모 실직사태와 빡빡한 신용사정, 주가의 하락 등으로 소비자들은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고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경제가 더 악화되고 소비는 더 위축될 것이란 공포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