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사업부별로 회사를 분할,사실상 지주회사로 변신한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와 게임 포털 한게임 등 주축 서비스를 운영 · 개발하는 데 치중하고 지원 업무,영업조직 등은 분사하기로 했다.

몸집을 가볍게 해 불황 돌파를 위한 속도경영에 나서고 비용 절감도 노리는 '두 마리 토끼 잡기' 포석이다. '선장'도 교체했다. 지난 4년간 NHN을 이끌었던 최휘영 대표가 물러나고 LG전자 부사장을 지낸 전문경영인 김상헌 부사장(46)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NHN은 5일 광고 영업 부서와 전산 업무를 하는 인프라 부문을 떼어내 NHN IBP를 5월께 설립하기로 했다. 1조원의 NHN 자산 중 2180억원이 신설 자회사에 물적 분할된다. 이로써 NHN에는 네이버와 한게임을 운영하고 개발하는 사업부서만 남는다. 지난달에는 사내 경영정보 시스템 운영과 인사 교육 총무 재무 등의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부서를 자회사로 분리한다고 발표했다. 주력 사업인 네이버와 한게임만 남겨 지주회사의 조직 형태를 갖추는 것이다.

NHN이 지주회사를 맡고 27개 자회사는 서치솔루션 등 개발 자회사군,미투데이 윙버스 등 콘텐츠 자회사군,NHN서비스 NHN I&S 등 경영지원 자회사군,NHN게임스 NHN재팬 등 글로벌 게임 자회사군으로 재편된다.

최휘영 대표를 신설하는 자회사 IBP 대표로 보내고 후임에 김상헌 부사장을 승진 발령한 것도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김 신임 대표는 LG그룹 법무팀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주도적 역할을 한 변호사 출신으로 NHN을 지주회사로 안착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배재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형사지법 판사,서울지법 판사를 지냈으며 1996년 LG 회장실 상임변호사(이사)로 업계에 첫 발을 들였고,2007년 4월 경영고문 자격으로 NHN과 인연을 맺었다.


◆조직 슬림화로 비용 절감

NHN은 영업 및 전산 부문 분사로 올 한 해에만 157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3300명인 본사 직원 수가 2600명 수준으로 줄어들어 인건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으로는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경기 불황 여파로 대내외 여건이 불투명해지자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직 슬림화가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경영지원 부문과 영업 조직까지 떼어내는 파격적인 실험에 나선 것도 27개로 늘어난 자회사 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휘영 대표는 "분사가 경영 효율화는 물론 신상품 개발 등 불황 타개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향후 10년을 대비한 전략 차원에서 준비해온 것"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자산과 역량을 새로운 핵심 경쟁력으로 가시화시켜 미래를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겠다"고 분사 의미를 설명했다.

박영태/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