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호전 때까지…노조 임금안 위임에 화답

현대중공업 임원들이 올해로 15년째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준 노조에 화답하기 위해 임금의 전액 또는 일부를 회사에 반납하기로 했다.

최길선 사장은 5일 '사우 여러분의 용기있는 결단에 감사드립니다'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준 노동조합과 사우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나를 포함한 전 임원은 회사의 경영위기 상황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급여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반납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고경영자(CEO)인 민계식 부회장과 최길선 사장은 임금 100%를, 각 사업부 본부장인 부사장(8명)은 임금 50%를, 나머지 전 임원(200여명)은 임금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최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대기업 임원의 임금반납이 이어졌지만 CEO가 임금전액을 반납하고 임원 이상이 최대 30∼50%까지 반납키로 한 것은 대기업 가운데 처음이다.

최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 전반이 매우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며 "우리 회사도 예외는 아닌데 조선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수주가 전무하고 기존 수주 물량도 지불 연기, 인도 지연 등의 요청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엔진기계사업부도 일부 발주물량의 취소로 당초 생산계획이 대폭 축소되고 있으며, 건설장비사업부 또한 판매 부진으로 조업률이 떨어져 기존 인원의 타 사업부 전출과 파견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며 비상경영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최 사장은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경영위기를 무조건 두려워만 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며 "혹독한 대내외 환경속에서 노동조합과 사우 여러분이 내려준 용기있는 결단은 향후 어떠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강한 경영체질을 갖추어 지속적으로 성장 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지속 성장을 통해 보람찬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