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로 전 세계 증시가 급등한 가운데 중국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5일 개막한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지도부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전인대 개막식 정치업무보고를 통해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경제성장률 8%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경기부양책과 고용창출 방안, 사회불안 억제대책, 위기 대응 전략 등 주요 정책을 발표한다.

이와 관련,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인 리더수이(李德水) 전 국가통계국장은 4일 블룸버그 기자와 만나 "원 총리가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새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으나 경기부양책 규모가 지난해 발표한 4조위안을 넘어설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왕즈하오(王志浩) 스탠더드차터드은행 애널리스트는 "중국 관리들이 경기부양책 규모를 지금보다 배 이상 많은 8∼10조위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 정부가 새로운 경기부양책으로 내수를 진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세계 증시도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인대 대표들은 원 총리가 5일 발표하는 '중국판 뉴딜정책'과 7천억위안(160조원)에 달하는 경기부양용 예산안을 심의하고 금융위기 극복 대책을 확정한다.

이에 앞서 전인대는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예비회의를 열고 경기침체 분위기를 감안해 회기를 오는 13일까지 9일간으로 지난해보다 5일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리자오싱(李肇星) 전인대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 금융위기에 대응하고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중국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취할 것"이라며 "새 경기부양책에는 농촌 시설·의료·주택건설, 지진피해지역 복구, 기업의 신기술 개발, 사회간접자본시설 등에 대한 정부의 투자 확대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는 기업 투자와 주민들의 소비 촉진을 위한 기업과 주민들의 세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세제 개혁을 단행하고 저소득층 소득 증대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지도부는 누리꾼들의 정치적인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이들의 여론을 정치에 반영하기로 하고 처음으로 온라인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인대 대표들이 5일 저녁 미디어센터 인터넷 채팅룸에서 내외신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누리꾼들과 온라인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미디어센터 관계자는 "대표들은 당일 전인대에서 심의한 주요 내용을 놓고 누리꾼들과 토론을 벌이며 토론 내용은 언론을 통해 생중계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