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미국의 석유 재고량이 예상외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더욱이 세계 2위의 석유 소비국인 중국이 광범위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3.73달러(9%) 오른 배럴당 45.38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는 전날 3.7% 상승에 이어 이날 급등으로 2일 10.3% 하락분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2.34달러 오른 46.04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량은 전주 대비 70만배럴이 줄어 3억5천만 배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 침체의 여파로 100만-200만 배럴 가량 증가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치와는 상반된 결과다.

또 선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쿠싱의 재고량도 55만3천배럴이 줄어 3천400만 배럴을 기록했다.

지난 4주동안의 휘발유 수요도 1년전에 비해 2.2% 증가해, 연료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관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날 유가 상승에는 세계 3위 경제권이자, 두번째 원유 소비대국인 중국이 5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대규모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개막식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8% 성장을 목표로 한 경기부양과 소비 진작책, 일자리창출 방안, 사회불안 방지책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경기부양책 규모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4조 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9월 이후 하루 420만 배럴의 석유 감산 약속에 합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감산 이행률이 최소한 81%를 넘어섰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하지만 오는 15일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추가 감산이 합의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원국들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베네수엘라, 알제리, 리비아 등은 추가 감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앙골라나 에콰도르, 이란 등은 추가 감산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유가 상승에는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 핵 기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의 발언으로 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 우려가 고조된 것도 한 몫했다.

다만 성급한 석유 수요 증가 관측은 위험하다는 지표도 나왔다.

미국의 고용분석기관인 ADP(Automatic Data Processing)는 2월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 규모가 69만7천명 감소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런 감원 규모는 ADP가 2001년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치로 극심한 실업사태가 현실화 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금 4월 인도분은 이날 2.80달러(0.3%) 내린 903.4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