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이 무급휴가제를 채택하면서 미국 근로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이 줄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2일 전했다.

미국 경제가 급격히 침체하면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정리 해고를 피하려는 공공기관과 일부 기업에 무급 휴가가 중요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IHT에 따르면 미국의 많은 주정부와 시청 등 공공기관과 대학, 일부 기업 등이 근로자들에게 점차 무급휴가를 주는 경향이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23만5천명의 주 공무원들이 한 달에 이틀을 무급휴가로 쉬고 있고,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청은 금요일엔 아예 문을 닫는다.

애틀랜타 시청 공무원 5천명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매일 평소보다 1시간씩 더 일하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의 무급 주말을 얻는다.

물론 급여도 10%가 줄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며 다른 선진국 근로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직장에 쏟아부었던 미국 근로자의 평균적인 삶의 질도 높아지고, 정리해고라는 '극약처방'도 피할 수 있는 기회라며 반기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운동을 펼치는 시민운동가 존 드 그라프 씨는 이 같은 경향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며 "이는 '희생'이 아니라 더욱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보스턴대학의 줄리엔 쇼어 교수(사회학)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장시간 근로에 기반한 경제에 만연했던 경쟁적인 소비양상을 줄여 보다 지속 가능한 삶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타 시청의 게일라 도슨 씨는 임금 삭감에 대해서는 "힘들고 속상한 일"이라고 말했지만, 근로시간이 줄어듦으로 인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며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