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이 오는 5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각각 기준금리를 0.5%포인씩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이번에 금리를 내릴 경우 기준금리가 연 0.5%로 떨어져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ECB가 기준금리를 현행 연 2.0%에서 1.5%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1월 실업률이 8.2%로 치솟고 경기체감지수가 사상 최저로 폭락하는 등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ECB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동안 네 차례에 걸쳐 연 4.25%였던 기준금리를 2.0%로 낮췄다.

BOE도 금리를 0.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현재 연 1.0%로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가 0.5%로 떨어지게 된다. BOE는 지난해 10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총 4%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다. BOE는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정책을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발권력을 동원,최대 1500억파운드를 찍어내는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빈 킹 BOE 총재는 양적완화 정책을 요청하는 서한을 앨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에게 보냈으며,달링 장관은 이르면 3일 이 요청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새로 찍어낸 돈으로 앞으로 수개월간 국채와 회사채를 매입해 은행권 대출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1일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유럽정상회담에선 독일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들의 반발로 동유럽 회원국을 구제하기 위한 공동펀드 조성에 합의하지 못했다. 회담에 앞서 헝가리는 동유럽 국가들을 구제하기 위한 1800억유로(2280억달러) 규모의 EU 공동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회원국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구제 방침도 사례별로 강구돼야 한다"며 "동유럽 회원국에 대한 일괄 구제금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