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침체(recession)에서 불황(depression)으로 치닫고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선 경제성장률은 4분기에 -6.2%로 추락,1991년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뒷걸음치면서 장기 불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나빴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 올 하반기 경기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에 나서면서 실업률이 치솟고 소비가 급감했으며,세계경제 침체 여파로 수출도 급격히 위축되면서 미국 경제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업률은 작년 12월 7.2%에서 올 1월에는 7.6%로 높아진 데 이어 2월에는 8%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은 51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1월 실업률이 26년 만에 가장 높은 10.1%로 치솟았다.

실업이 늘면서 소비 위축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작년 4분기 개인 소비는 1980년 이후 최대폭인 4.3% 감소했다. 3분기(-3.8%)에 이어 2분기 연속 3% 이상 줄어든 것으로,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처음이다. 개인 소득 감소세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 12월 개인 소득은 전달에 비해 0.2%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