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주당순자산 지난해 9.6% 하락..순이익 62% 줄어
"석유회자 투자 실수"인정.."가격 낮을때 질좋은 제품 사야"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은 28일 "2009년 내내 경제가 휘청거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나와 찰리 멍거(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모두 수익이 나는 해와 그렇지 않은 해를 미리 예견할 수는 없으며, 이는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올해 경제가 내내 휘청거릴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증시가 오르거나 내릴 것인지 여부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한은 또 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클래스A와 클래스B 주식 모두 주당 순자산이 9.6% 하락해 최악의 해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투자와 파생상품의 손실이 75억 달러에 달해 이 회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62% 하락했다고 밝혔다.

서한에 따르면 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는 순이익은 49억9천만달러로, 주당 3,224달러의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의 순이익은 132억1천만달러, 주당 8,548달러를 기록했었다.

톰슨 로이터스의 사전 조사에 따르면 주당 순이익은 5,534.5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써 주당순자산은 7만530달러로 전년대비 9.6% 하락했다.

이 회사의 주당순자산이 하락한 것은 2001년 6.2% 하락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 4,4분기 해서웨이의 순이익은 1억1천7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6%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7년만에 처음으로 5분기 연속 순이익 하락을 기록하게 됐다.

그는 서한에서 미국 정부의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한 조치들을 언급하면서, "예전에는 컵 단위로 조제됐던 경제처방이 최근에는 배럴 단위로 조제되고 있다"면서 "예전엔 생각할 수 없었던 이같은 투약량은 반갑지 않은 후유증을 초래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 후유증의 한 예로 그는 인플레이션을 들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알려진 그는 서한에서 "2008년동안 나는 투자에서 어리석은 짓을 했다"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석유와 가스 가격이 거의 최고 수준에 도달했을 당시 코노코 필립스의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것을 그 단적인 예로 들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하반기에 그처럼 극적으로 하락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유가가 40-50달러 수준보다는 앞으로 훨씬 높게 거래될 것이라는 믿음에 변함이 없지만, 그러나 지금까지는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며 "비록 유가가 오른다 해도 내가 끔찍한 시점에서 매입했기 때문에 회사에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힌 것"이라고 자인했다.

버핏은 또 2억4천400만달러를 들여 아일랜드 은행 2곳을 인수했지만 결국 89%의 손실을 낸 것도 인정했다.

다만 제너럴 일렉트릭의 주식을 매입한 것은 긍정적인 것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최근 보유 주식과 채권의 가치가 극적으로 하락하긴 했지만, 회사가 그로 인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나는 가격이 낮을 때 질좋은 제품을 사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만일 우리가 우리의 포지션을 증가시킬 여력이 있다면 오히려 이 같은 하락은 향유할 대상"이라며 공격적 투자 전략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클래스A 주가는 지난해 44%가 떨어졌고, 최근 거래에서 주당 7만3천500달러를 기록해 5년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마다 자신의 투자 방침이나 생각을 진솔한 어투로 밝혀온 연례서한은 투자의 바이블로 여겨져 왔으며, 시장이 문을 닫는 토요일에 발표되긴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곧바로 그 다음주 증시에 반영돼 왔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