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달러 규모의 금융 사기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미국 스탠퍼드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체포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지난 26일 저녁(현지시간) 스탠퍼드 파이낸셜 그룹의 휴스턴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여성 CIO인 로라 펜더제스트-홀트(35)를 연방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FBI가 지난해 6월 스탠퍼드 파이낸셜 그룹에 대해 내사를 시작한 이후 고위 간부가 체포된 것은 그녀가 처음으로, 수사의 칼날이 향후 그룹 회장인 텍사스의 부호 앨런 스탠퍼드로 향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회장인 앨런 스탠퍼드는 중미의 섬나라 안티과 바부다에 소재한 스탠퍼드 인터내셔널 은행을 통해 벌인 CD(양도성 예금증서) 사기행각을 총지휘한 혐의로 민사소송에 걸려 있는 상태다.

증권거래위는 지난 17일 스탠퍼드 회장과 펜더제스트-홀트 CIO,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짐 데이비스 등 3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낸 바 있다.

이번에 체포된 펜더제스트-홀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달초 스탠퍼드 인터내셔널 은행의 투자 내역을 조사할 당시, 자신의 역할과 알고 있는 정보를 감춘 혐의가 있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설명이다.

펜더제스트-홀트는 체포된 다음날인 27일 휴스턴의 법정에 출두했으며 보석금은 검찰측이 요구한 100만달러보다 훨씬 낮은 30만달러로 책정됐다.

그녀는 보석금을 내면 풀려날 수 있지만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전자 팔찌를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휴스턴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