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하는 신흥시장을 일컫는 말로 지난 몇년간 광범위하게 사용돼오던 브릭스(BRICs).

그러나 세계적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 나라를 브릭스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는 것은 더 이상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브릭스라는 용어는 지난 2001년 짐 오닐 골드만 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이들 4개 나라가 전세계 경제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만들어 낸 말이다.

골드막 삭스는 향후 20여년 동안 이들 4개국의 성장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로드아벳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밀튼 에즈라티는 27일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브릭스에 대해 항상 회의적인 입장이었다"며 "신흥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수많은 다양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깨진 브릭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내기도 한 그는 지난해 금융위기로 인해 러시아 증시는 74% 폭락을 기록했고 중국은 52%, 인도 65%, 브라질은 58%의 주가 폭락을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들 4개국 가운데 러시아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러시아는 작년에 2천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달러화 대비 가치가 크게 떨어진 루블화 방어를 위해 거의 모두 소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불행하게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하에서의 러시아는 광범위하고 잠재력 있는 산업.자원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석유.가스 수출국이라는 단선적 이미지로 변모시키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중반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을 때는 에너지 부국 러시아가 큰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내려앉으면서 러시아가 시련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반대로 브라질은 비록 금융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농산물, 광산물, 다양한 제조업 제품들로 수출을 다양화시키고 경제.금융위기 대처에서도 균형잡힌 프로그램을 통해 러시아와는 다른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는 전세계 경기침체 영향 뿐 아니라 IT 기업인 사티암 컴퓨터 서비스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인해 치명적으로 자국의 국가 이미지와 경제에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우 성장률 둔화가 관건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아직은 선진국들보다 성장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만일 8%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되면 사회적 소요의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에즈라티는 "중국 관리들은 이를테면 호랑이 등을 타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그들이 이 상황에 반응을 보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