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실시된 국정원 차장 인사의 특징은 '친위체제' 구축을 통해 쇄신의 고삐를 죄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3차장을 모두 물갈이 하고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하는 김주성 기획조정실장을 차장급 중 유일하게 유임시킨 것에서 이 같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전 김성호 원장 체제에서는 국정원이 '광우병 파동' 등의 대응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조직의 사기를 고려해 2,3차장에 내부 출신 인사를 발탁하는 '절충카드'를 썼다. 김숙 1차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으면서 소신을 갖고 일해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국정원을 떠났던 박성도 2차장과 최종흡 3차장은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원세훈 원장의 천거가 작용됐다. 이 대통령의 국정원 장악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원 원장과 이 대통령 직계로 분류되는 김 실장 라인이 주목된다. 두 사람은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부시장과 세종문화회관 관장으로 함께 일한 인연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의 성향으로 봤을 때 '원-김 합작 개혁'은 탄력을 받을 게 확실하다. 국 · 과장급 등 후속인선을 통해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솎아내기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그간 '해외 경제정보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해와 이 분야도 보강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숙 1차장=△인천(57) △서울대 사회학과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박성도 2차장=△전북 순창(62) △고려대 법대 △국정원 정보판단 실장 △SK해운 감사

◆최종흡 3차장=△경북 선산(61) △한국외국어대 정외과 △국정원 국장,상임 자문위원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