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3월 말 주요 기업들의 결산을 앞두고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

일본 재무성은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을 통한 기업 자금난 해소 대책 재원을 현재의 1.5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정책투자은행의 기업 저금리 대출과 기업어음(CP) 매입 한도는 현재 3조엔(약 45조원)에서 4조5000억엔(67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금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3월 말을 기업들이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비상조치다.

특히 최근 주가 하락으로 보유주식에 대한 평가손실이 커진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서고 있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일본정책투자은행을 통해 저리대출과 CP 매입 방식으로 기업 자금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닛산자동차가 500억엔을 갖다 쓰는 등 수천억원의 대출이 이뤄진 상태다. 일본항공(JAL)이나 미쓰비시자동차 등도 일본정책투자은행의 저리대출을 쓰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일단 연간 1조엔이 배정된 저리대출 자금 한도를 1조5000억엔으로 늘릴 예정이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의 CP 매입 역시 지난 24일부터 본격 시작됐지만 추가 자금 공급을 위해 매입 재원을 기존의 2조엔에서 3조엔으로 1조엔 추가할 계획이다. 정책투자은행은 돈이 필요한 기업들로부터 CP를 직접 매입해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지난 1월부터 시중은행들로부터 CP를 사들이는 등 기업 자금 공급에 발벗고 나섰다. 일본은행이 은행들로부터 CP를 사주면 은행들은 그만큼 기업대출 여력이 늘어나 자금 지원 효과가 있다. 일본은행은 3월부터는 CP뿐 아니라 회사채도 은행들로부터 매입해줄 계획이다.

한편 일본 기업들의 생산활동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이날 발표한 지난 1월 중 광공업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10.0% 감소했다.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감소폭은 사상 최대다. 일본의 광공업생산 감소폭은 작년 10월 -3.1%,11월 -8.5%,12월 -9.8% 등 계속 커지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