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경제 붕괴의 책임을 지고 사태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던 다비드 오드손 아이슬란드 중앙은행 총재가 결국 쫓겨날 처지가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의회는 26일 중앙은행을 재조직하고 총재를 포함한 3명의 지도부를 교체하는 내용의 은행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이슬란드의 국가부도 사태로 중도우파 내각이 총사퇴한 뒤 지난달 말 새로 부임한 요한나 시구르다르도티르 신임 총리는 그동안 금융 시스템 붕괴에 대한 중앙은행의 책임을 물어 오드손 총재의 사임을 촉구했지만 오드손 총재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시구르다르도티르 총리는 총재 등 중앙은행 이사진 교체를 포함한 은행개혁법안을 통과시켜 오드손이 자동적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오드손 총재는 중앙은행 총재가 되기 전 10여년간 아이슬란드의 총리직에 있으면서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아이슬란드 금융산업을 10배나 키우는 데 일조했다.

이 같은 정책의 결과물로 쌓인 과도한 외채가 아이슬란드 금융 시스템 붕괴를 초래하자 의회와 중앙은행,심지어 오드손의 집 앞에서까지 극렬한 시위가 이어졌고 결국엔 오드손이 속한 중도우파 정부의 붕괴로까지 이어졌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