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10년간 연료 효율을 높이는 자동차 개발 명목으로 자동차산업에 총 1500억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6일 밝힌 2010회계연도 예산안에는 에너지 자급화 차원에서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빅3'가 연료 효율을 높인 신차를 개발할 수 있도록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의 자동차 태스크포스가 GM과 크라이슬러가 제출한 자구계획안을 바탕으로 회생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정부가 자동차산업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GM과 크라이슬러는 정부에 총 210억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이며,자동차 부품사들도 생존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GM은 이날 작년 4분기 손실이 96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손실액이 1억달러(약 1500억원)를 넘는 셈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총손실은 309억달러로,2007년(387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손실을 냈다. 2004년 말 이후 누적손실만 820억달러에 달한다. 무더기 손실로 사내 현금이 급격히 줄면서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다. 작년 4분기 GM은 62억달러의 현금을 소진해 작년 말 현재 보유 현금이 140억달러로,1년 전(273억달러)에 비해 133억달러가 줄었다.

자동차 태스크포스는 전날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난 데 이어 이날 GM의 릭 왜고너 CEO를 비롯해 레이 영 최고재무책임자(CFO),프리츠 헨더슨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경영진을 불러 경영 현황을 파악했다. 태스크포스는 GM 등의 구제 방안을 3월 말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