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김치 다음으로 유명한 한국 식품인 유자차가 최근 중국 업체들의 등장으로 지난 6년간 탄탄하게 구축해온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27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 상하이대표처에 따르면 한국 유자차는 2003년 1월 처음 중국 수출을 시작한 이후 현지화에 성공, 작년 중국 수출액이 1천만달러에 달하며 한국의 대표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중국산 유자는 한국산과 달리 맛이 써 중국 업체들의 시장진입이 어렵다는 점이 한국 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했으나 최근 중국업체들의 기술개발과 제품생산능력 향상으로 중국산 유자차가 등장하며 한국 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업체들은 중국의 저가공세에 가장 힘들어하고 있다.

한국 제품은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와 수송비로 인해 단가인하에 한계가 있지만 중국 제품들은 낮은 원재료 가격과 적은 수송비 부담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월등히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 업체들도 살아남기 위해 원가에도 미달하는 '덤핑' 공세로 나서며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산 유자차는 원료비와 인건비, 수송비 등을 감안할 때 1kg 제품을 기준으로 50위안(약 1만원)이 손익분기점인데 이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이 나오고 있다.

aT 조사결과 상하이에 진출한 국내 20여개 업체들 중 이미 K사 등 일부 업체는 1kg제품 가격을 50위안 밑으로 책정했으며 상당수는 50~52위안대에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중국은 3개 업체가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가격대가 38~42위안에 불과하고 H사의 경우는 제품포장과 내용이 국산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운용 aT상하이대표처장은 "농림부의 지시로 국산 유자차 업체들의 '덤핑'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며 "국산 제품가격은 품질과 포장, 통관절차, 유통점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지만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도 국산제품의 출혈경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처장은 "국산과 중국산 제품내용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상하이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의 피해를 줄이고 가격을 회복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김대호 특파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