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가구 월평균 소득 302만원 2.1%↓

지난해 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전국 가구의 실질 소득과 소비가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물가상승을 감안한 작년 4분기 전국가구(2인 이상)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302만3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작년 4분기 실질소비는 203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4분기 기준으로 실질 소득과 소비가 동시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현상은 작년 9월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가 4분기 이후 국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구조조정 등으로 소득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4분기 소득을 살펴보면 경상 소득 중 근로소득(4.6%), 이전소득(13.3%)은 증가했으나 사업소득(-2.6%), 재산소득(-8.7%) 등은 줄었다.

즉 부동산 침체와 주가 하락으로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는 의미다.

소비지출의 경우 교육비(9.3%), 식료품(4.6%) 등은 증가한 반면 교양오락(-8.1%), 의류신발(-3.7%), 가구가사(-3.6%), 광열수도(-2.3%) 등은 감소해 절약 패턴이 생활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 지출은 감세로 인해 조세 지출이 5.6% 줄어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292만3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도시근로자가구(2인 이상)만 놓고 보면 작년 4분기 실질소득은 345만9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실질소비는 218만4천원으로 1.2%가 각각 감소하는데 그쳐, 이번 경제 위기로 비도시 가구가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전국가구 중 소득 하위 30%(소득 1~3분위) 계층에서 가계살림이 적자가 난 가구의 비율은 55.1%로 전분기보다 4.4%포인트 상승했다.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4~7분위 비율은 23.1%로 전분기보다 1.5%, 소득 4~7분위의 상류층은 10.4%로 2.7%가 각각 줄었다.

그만큼 금융위기로 하위 계층의 고통이 심했음을 볼 수 있다.

연간으로 볼 때도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307만2천원으로 전년 대비 0.2% 줄었다.

연간 수치로도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이다.

작년 실질 소비지출은 208만8천원으로 전년보다 1.1% 줄었다.

한편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가처분 소득 기준으로 작년에 0.316을 기록해 2007년과 같았다.

이는 연금, 공공부조 등 재정 지출에 의한 소득 분배가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농어업이 포함된 전가구의 5분위 배율은 작년에 5.74로 전년보다 0.01배 증가했으나 도시 가구의 소득 배율은 0.08배 감소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상위 20% 가구 평균소득을 하위 20% 가구 평균 소득으로 나눈 비용이다.

상대적 빈곤율 가운데 지난해 전가구 빈곤율은 15.1%로 전년 대비 0.3% 포인트 증가했으나 도시가구 빈곤율은 0.4% 포인트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4분기 통계로 볼 때 작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소득 및 지출 감소가 눈에 띄고 있다"면서 "다만 도시 지역 근로자는 안정된 직장인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실물경기 침체 전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