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임원 연봉 일부 반납과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올해 200억원을 마련,실직 가장과 소외 가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직원들도 자진 임금 동결을 통해 회사에 힘을 보태 주기로 했다.

KT&G 노동조합은 26일 전국 대의원대회를 열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올해 임금을 자발적으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해외 담배 수출이 대폭 늘고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확대로 실적이 호전돼 올해 직원들의 임금 인상이 예상돼 왔다.

사측도 노조의 임금 동결에 대해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올해 경영 여건이 경쟁 심화,국내 수요 감소,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크게 악화되고 있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KT&G는 이번 임금 동결로 발생한 재원과 임원 연봉 10% 반납분,분야별 효율화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마련되는 총 200억원을 일자리 나누기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위기 가정' 지원에 쓸 계획이다. 실직한 가장이나 폐업한 자영업자들의 구직 지원에도 활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재원 활용 방안은 다음 달 10일 예정된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KT&G는 2006년 8월 발표한 중 · 장기 경영전략에 따라 매년 매출액의 2% 이상을 사회 공헌에 사용해 왔으며 올해는 540억원을 사회공헌 예산으로 편성했다. 이번에 마련될 200억원을 추가하면 전체 사회공헌 예산은 지난해 매출액(2조6447억원)의 2.8%인 740억원에 달한다. 이는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이 매출액 대비 평균 0.24%인 것에 비해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정규직의 10% 규모인 432명의 계약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전환,고용 안정에도 앞장 섰다.

곽영균 KT&G 사장은 "국내 경제 여건의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마련하는 데 노사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