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억2천만달러 차익 가능

지난달 중순 발행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해외채권에 투자한 국내 투자기관들은 약 6천만 달러에서 1억2천만 달러 가량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난달 중순 발행한 5년 만기 달러화 채권의 발행금리는 각각 연 8%와 연 8.125% 수준이다.

국내 투자기관들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채권에 각각 5억 달러와 1억 달러 등 총 6억 달러가량 투자했다.

이들 투자기관은 외화를 조달할 때 시중은행에서 빌리거나 통화스와프(CRS) 시장에서 조달하는 방식 등 2가지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5년 물을 조달한다면 조달 비용이 연 5~6% 수준이어서 8%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채권에 투자해 최소 연 2%포인트가량 차익을 얻을 수 있다.

6억 달러를 투자해 5년간 연 2%포인트의 차익을 얻는다면 약 6천만 달러를 앉아서 벌게 된다.

기관투자가들이 CRS 시장에서 원화를 주고 달러를 빌렸다면 더 큰 차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초 CRS 시장에서 3년 만기로 달러를 빌릴 때 주는 금리에 원화 제공 대가로 받는 고정금리를 고려한 순수 조달금리가 1년 물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2%포인트를 더한 수준인 약 4%포인트 초반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CRS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채권에 투자했다면 최대 4%포인트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추가 이자 부담없이 CRS 거래의 만기를 5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면 5년간 최대 1억2천만 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스와프경쟁 입찰방식으로 공급하는 외화의 만기가 3개월이어서 국내투자기관들이 시중은행에서 5년 만기로 외화를 조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CRS 시장에서 달러화를 조달해 차익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국내투자가들이 한은 스와프 자금을 활용하기보다는 보유 외화자금이나 해외은행과의 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외화자금으로 해외채권 발행에 참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산업은행은 "총 주문량이 발행 물량을 넘었지만 주간사가 국내 투자기관에 일부 채권을 배분한 것은 국내의 활발한 거래를 이용해 가산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 단기 스와프 자금(3개월)을 이용한 5년 만기 채권 투자가 부적합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한은 스와프 자금이 사용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