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찾아 채용되게 하고 구직자들에게는 필요한 조언들 해주는 채용 전문가들이 경기 악화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신들이 구직자 신세가 되고 있다.

2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위해 일했던 채용 전문가인 알렉시스 로벨은 작년 11월 일자리를 잃은 뒤 여전히 실직 상태다.

구직자들을 상대로 이력서 작성과 인터뷰 기술 등을 조언한 풍부한 경험과 폭넓은 대인관계와 온라인 채용사이트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지만 이런 것이 정작 자신의 구직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실직 이후 자신이 알고 지내던 400명 가까운 고용 담당 책임자와 경영진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도 하며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력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가 이달 초 참가했던 채용 전문가들의 사교 모임에서도 우울한 현실은 확인됐다.

모임에 나온 90명의 채용 전문가 대다수가 로벨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실리콘밸리의 채용 전문가들이 얼마나 실직을 했는지에 관한 통계는 없지만 신문은 20여의 채용 전문가들을 인터뷰한 결과 경기침체가 미국 전역에서 채용 전문가들에게 특히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달 동안 상당수의 채용 전문가들이 실직을 했지만 새로운 자리는 나오지 않고 있고, 대부분 계약직으로 일하는 이들 채용 전문가들의 보수도 50% 가량 격감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온라인 채용전문가인 존 모에드는 "채용 전문가들은 탄광의 카나리아 같은 신세"라며 일자리 사정이 나빠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10년간 직원 해고를 하지 않았던 구글이 지난달 경기침체에 따른 첫 감원을 하면서 100명의 채용담당자들을 해고한 것이 바로 이런 사례라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