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쇼트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한국 국회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선(先)비준하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쇼트 연구위원은 "(그렇게 되면) 한 · 미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서라도 미 의회가 '노(no)'라고 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올 하반기에 미 의회의 비준 논의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한 · 미 FTA 협정이 체결된 지 이미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자동차산업 등의 상황 변화를 감안해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재협상이 아니라 업그레이드라는 단어를 사용하자"면서 "이런 토론은 파트너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며 그래야만 한 · 미 FTA가 위기에 처한 양국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쇼트 연구위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지 않겠지만 의회가 지속적으로 노조나 업계의 이해를 대표하고 싶어한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진단했다.

도하개발아젠다(DDA) 등 다자간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그는 "만약 DDA가 실패하면 전 세계 무역체제에 있어 전후 최초의 실패 사례로 기록되면서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초당파적 비정부기관으로 미 통상정책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